대전 오월드 동물원 늑대 ‘늑구’ 탈출 사태를 계기로 대전시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월드에 시는 2031년까지 3300억원을 투입해 놀이시설을 추가하고 사파리를 확장하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원은 대전도시공사채를 발행해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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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후 17일 생포된 늑구 모습. 대전시 제공 |
2002년 문을 연 오월드는 한 때 100만명 이상 방문하는 등 중부권 인기 동물원이자 테마파크였으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입장객은 매년 줄고 있다. 올해 예상 방문객 수는 전성기 절반 수준인 68만명이다. 올해 운영적자액은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지난해 지방공기업평가원의 타당성 검토를 통과했으며 이번 주 중 기본설계를 위한 용역비를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지역 환경단체는 시장 임기 내에는 삽도 뜰 수 없는 사업을 수천억 원을 들여 무리하게 추진한다며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또 늑구 탈출 사태를 계기로 야생동물의 습성을 외면한 관람객 볼거리 위주의 동물원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도 요구하고 있다.
대전녹색당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은 성명서를 내어 “늑구를 또다시 구경거리로 만들지 말라”면서 “동물들의 야생성을 훼손하고 스트레스를 심화하며 고통을 주는 시설물 개발 중심의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늑대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오월드에는 공중 데크가 늑대 사파리를 관통하며 설치돼 관람객들이 영업시간 내내 늑대를 구경하도록 돼 있다”며 “영업시간 내내 나오는 음악 소리도 늑대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전시의 오월드 재창조 사업계획에 포함된 늑대 사파리 옆 글램핑장 설치 계획 철회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늑대 사파리 옆에 텐트를 치고, 음식을 먹고 잠을 자는 경험이 늑대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고려되지 않은 폭력적인 계획”이라며 “늑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동물원에 전시되고 있는 야생 동물들의 전시 환경 개선과 동물원의 근본적인 기능 전환이라는 대책 마련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도시공사는 늑구 탈출로 ‘늑대와 함께 밤을’ 프로젝트에 대해 비난이 높아지자 중구 대흥동 사옥 앞에 내건 ‘늑대 글램핑’이라는 문구가 표기된 대형 현수막을 급히 내리는 해프닝도 일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아직 기본설계도 들어가지 않아 구체화 돼있지 않은 단계로 늑구 탈출 사태를 계기로 동물 복지를 강화하는 등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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