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수도특별시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이 대전충남 통합 무산 뒤 신수도특별시 구상을 다시 꺼내 들며 민주당 대전시장 경선 판 흔들기에 나섰다.
충청권 재편론으로 의제 선점에 나선 동시에 행정수도론과 각을 세우고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면서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는 차별화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16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세종·청주를 묶는 신수도특별시와 충남·충북특별자치도를 결합한 새 충청권 재편 구상을 구체화했다. 통합이 지방선거 전 무산되자 멈춰 선 논의를 더 큰 충청 구상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13일 꺼내 든 신수도특별시 계획으로 통합 무산의 공백을 곧바로 새 의제로 치환하겠다는 승부수로 해석된다.
장 의원이 앞세운 문제의식은 기존 통합 구도의 한계였다.
그는 “통합이 실질적 시너지보다 정치적으로 논의를 풀기 쉬운 환경에서 출발한 측면이 있었다”며 “향후에는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다시 짜야 한다”고 했다. 정치적 편의가 앞선 구도에서 벗어나 판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장 의원은 세종만의 행정수도론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와 문화·경제 기능까지 함께 품는 신수도특별시로 충청권 전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밑그림을 내놨다. 그러나 그가 꺼내 든 신수도특별시는 곧 세종시의 기존 행정수도론과 부딪혔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신수도특별시는 행정수도 세종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하자 장 의원은 “국회 이전만으로도 세종은 행정수도를 넘어 정치수도의 성격까지 띠게 되는데 행정수도라는 말에만 머무는 건 갇힌 개념”이라며 “여전히 협소한 행정수도론에 머물러 있다면 미래 세종을 그리기 어렵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광주전남 통합 이후 커질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도 끌어왔다.
장 의원은 “광주전남에 대규모 투자와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질 때마다 충청권의 아쉬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통합 무산의 책임을 되짚는 데 그치지 말고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전과 충청의 새 비전을 모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무산 뒤 출렁이는 지역 정서를 곧바로 대전시장 경선의 장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비전만 던진 건 아니다.
그는 “누가 시장이 되든 통합 문제를 주민 의사표현 없이 넘기기 어려운 정치적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신수도특별시 정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하반기 주민투표를 말씀드렸는데 통합이 이뤄질 경우 선출직 임기 2년 단축에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통합 절차와 정치적 부담까지 함께 떠안겠다는 얘기다.
협치 구상도 꺼냈다.
장 의원은 “이번 통합 무산 과정을 보면서 시작부터 함께하지 못하면 마지막도 함께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민선 9기 출범 직후부터 광역단체 차원의 초당적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다시 통합을 밀어붙이더라도 한쪽이 의제를 쥐고 다른 쪽이 뒤따르는 방식으로는 매듭을 짓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의 메시지는 민주당 대전시장 경선 구도와도 맞물려 있었다.
그는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의 불출마로 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이 3자 구도로 정리되면서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함께 경선에 나서는 장종태 의원과는 정치공학적 연대를 논할 시간은 부족하지만 심리적·정서적 신뢰 차원에서는 함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골적인 단일화 언급은 삼갔지만 결선투표 국면에서 손을 맞잡을 여지는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허 전 시장을 향한 견제는 직접적이었다.
장 의원은 “허 전 시장에 대한 평가는 이미 시민들이 충분히 해왔다”며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대응은 내가 더 낫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시정 평가보다 앞으로의 대응 능력을 앞세워 자신이 더 나은 선택지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